크라운구스 CROWN GOOSE - 구스이불 | 구스다운이불

CROWN
INTERVIEW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고객들을 엄선하여
크라운구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 입니다.

Iwan Baan

이완 반 | 사진작가

EDITOR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세계적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와 헤르조그 & 드 뫼롱. 그들만의 건축 언어로 구축된 파사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명망 높은 건축 사진작가, 이완 반의 손을 통해 영원한 순간으로서 기록된다.

21세기 건축 사진 개념을 확장한 그가 프레임 안에 담는 공간에 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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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 하디드, 헤르조그 & 드 뫼롱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과 함께 협업을 진행할 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고심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먼저 저는 건축가가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건축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어느 장소에서 사람이 취하는 행동, 공간이 사용되는 방식 등 ‘공간’ 그 자체에 매료되었습니다. 저명한 건축가가 설계한 프로젝트들은 직접 마주하면 떨릴 정도로 공간의 힘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공간을 향한 폭발적인 제 관심을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건축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와 설명보다는 신선한 관점에서 작품이 촬영되기를 원했습니다. 제게 허락된 완전한 자유로움 속에서 저는 건축 프로젝트로서 ‘건물’을 기록하기보다는 사회적&도시적 맥락을 모두 포착한 ‘공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촬영에 임하였습니다. 한 가지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관점에서 공간을 담아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02

세계적인 사진작가로 알려진 만큼 수많은 협업 제안을 받으실 텐데, 그 중에서도 어떤 프로젝트를 작업할 지 선택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요?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완성한 프로젝트를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큰 행운입니다. 하지만, 일정과 같은 현실적으로 고려할 사항들로 인해 요청받은 프로젝트를 전부 수락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건축 프로젝트와 그 장소가 매력적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건축가의 입장이 아니라 단순하게 ‘그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그곳을 방문한 여행객이라면?’ 여러 가정하에 장소를 객관적으로 살펴봅니다. 건물 그 자체뿐만 아니라, 어떻게 사용되는지, 어떤 도시에 위치하고, 건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하나하나 살피면서 이야기를 구상하다 보면 번뜩이는 영감과 만납니다. 저에게 자하 하디드, 렘 콜하스, 헤르조그와 드 뫼롱과 같은 사람들과 협력한다는 사실 외에도 제 사진을 감상하는 사람이 순수한 영감을 얻고, 나아가 스스로 공간에 대한 관점을 구축하게 되는 유기적인 스펙트럼을 구축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깁니다.

03

많은 사진을 통해 사람들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 담으셨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항공 촬영을 선호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여러 건축가와 협업을 막 시작했을 때 무렵, 모든 건축물을 담은 영상물에는 항상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마지막에는 아무도 없이 오직 건물만을 담은 장면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점에서 영감을 받아, 저는 건물을 사진 속에 담을 때 가장 작은 곳부터 넓은 부분까지 확장해가며 건물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기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건물 주변 도시는 어떻게 성장했는지, 해당 건축 프로젝트가 특정 장소에 어떻게 녹아드는 지까지 사진 속에 담았습니다.
또한,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건물 안에서는 볼 땐 발견할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다. 건축물을 항공 사진으로 담으면, 그 방식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는 매력이 있어 헬리콥터에 탑승한 채 촬영을 진행해 왔습니다. 헬리콥터는 공간과 도시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가 원하는 특정 각도에 배치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입니다. 때로는 열기구에 탑승해서 촬영하기도 하죠. 사진이라고 마냥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숨 쉬는 듯한 동적인 느낌이 담긴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고의 위치를 찾고자 하는 저만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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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진행하셨던 전 세계 도시 중 가장 흥미로우셨던 곳을 하나만 꼽자면?

놀라운 장소가 너무나도 많기에 단정을 지어 말씀 드리긴 어렵습니다. 다만, 근래 자주 떠오르는 곳은 일본의 ‘이세 신궁’입니다. 이세 신궁은 600년도 최초로 지어졌으며, 이후 20년마다 신사를 재건하고 있습니다. 20년마다 건물을 이루는 모든 구조를 정확하게 재건하는 장인 정신과 거대한 전통에 놀랐습니다. 운이 좋게도 몇 달 전 그곳에 머무르면서, 재건 과정 전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영광스러운 과정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찾았습니다. 이세 신궁 재건 작업은 사람들이 경험한 역사, 신사의 전통적인 건설 방식, 1400년 동안 건물과 사람이 어떻게 공존해왔는지 등 놀랍도록 긴 건축사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였는데, 다시 생각해도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창조적인 영감을 선사하는 전 세계 모든 건축물을 직접 제 프레임 안에 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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